여러분이 좋아하는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유난히 좋아하는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혹은 정말 자주 쓰는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왜 좋아하시나요?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지만, 유난히 끌리고 자꾸 손이 가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ott만해도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 플러스, 웨이브 등 정말 다양하죠. 
 이 서비스들을 모두 구독하는 사람도 있고 특정 플랫폼만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저마다 모두 구독하는 이유 혹은 특정 플랫폼만 구독하는 등 각자 선택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인터페이스 때문에, 누군가는 추천 시스템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는 단순히 익숙해서, 또 다른 누군가는 콘텐츠 때문에 특정 서비스를 선택합니다. 
 모두 비슷한 콘텐츠를 다루지만, 각자 조금씩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 다른 예시를 볼까요? 대표적으로 애플과 삼성이 있죠. 
 여러분은 아이폰을 쓰시나요? 갤럭시를 쓰시나요? 그렇다면 선택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둘 다 써보았는데 지금은 갤럭시를 쓰고 있습니다. 가끔 “개발자가 왜 갤럭시를 써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갤럭시의 UX나 기능들이 제 생활 패턴과 사용 습관에 더 잘 맞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도 자신만의 이유가 있겠죠. 디자인, 카메라, 생태계 등. (저는 카메라 필터도 갤럭시가 더 취향이더라구요!)
이 글은 갤럭시와 애플을 비교하고자 쓴 글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각자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서비스가 있고,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 중에서 특정 서비스를 선택해서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잘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 서비스가 명확한 의도와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그 경험이 사용자와 잘 맞는다는 점이죠.
서비스가 가진 의도의 힘
수많은 서비스들 중에서 유독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비슷한 답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그것은 의도의 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 서비스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회사의 비전과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단순한 버튼 하나에도 그 서비스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담겨있습니다. 
 잘 만든 서비스일수록 비전과 가치가 서비스에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UI/UX, 문구, 인터랙션의 흐름까지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줘야하는지 싱크업을 하고 계신가요?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이 기능만 잘 만들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빠져 개발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전체적인 경험보다 당장 그 기능의 완성도에만 집중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서비스들을 참고하면서 그럴듯한 기능을 붙이는데에 집중하게되죠.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기능들이 모이면, 전체 서비스는 통일된 경험 대신 조각난 인상을 주게 됩니다. 어디서는 넷플릭스 같고 어디서는 쿠팡같고 이도저도 아닌 혼종이 되는 거죠.
반대로 정말 잘 만든 서비스일수록 기능마다 따로 놀지 않고, 한결같은 경험과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이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의도를 지켜내는 힘이죠. 
 조직이 얼마나 같은 의도를 가지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제품을 만들고 있는가의 문제죠. 
 애플이 디테일의 변태라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직 내에서 추구하는 비전과 이미지를 계속 싱크업하는 일은 당연합니다.
서비스의 톤앤매너를 지켜내는 일
서비스는 기능들의 모음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하나의 경험을 전달하는 유기체입니다. 아무리 멋진 기능이라도 서비스의 방향성과 어긋나면 사용자는 혼란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건 뭐하는 서비스야?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죠.
그래서 저는 기능을 만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 기능이 서비스의 톤앤매너를 해치지 않는가?
“이 경험이 전체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좋은 태도는 개발자의 기준을 세워주고, 서비스의 톤앤매너는 그 기준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기획을 하든, 정책을 세우든, 모든 결정의 바탕에는 이 ‘톤앤매너’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로부터 배우는 개발자로서 좋은 태도
이제 관점을 조금 바꿔볼까요? 
 지금까지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로부터 개발자의 태도도 배울 수 있습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든 회사에 가고 싶어 합니다. 그 회사의 기술력과 철학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나는 지금 내가 가고싶은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과 이미지를 이해하고 있을까?
“나는 지금 그 회사가 추구하는 방식처럼 개발해보고 있을까?”
“좋아하는 서비스의 철학을 내 코드에 담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까? “
단순히 가고 싶은 회사를 따라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장인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내가 만드는 일에 대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 가고 싶은 회사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들을 실제 개발 과정에 녹여내고 있는가. 그게 진짜 성장의 시작 아닐까요?
우리는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엄격하지만, 정작 만드는 입장에서는 적당히 타협하며 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꼭 그 회사를 따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내가 정말 잘 사용하고 좋아하는 서비스의 철학과 기술에서 배우고 그걸 직접 실천해보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디테일을 좋아한다면, 그 디테일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무서울 정도로 통일된 미감과 사용자 경험. 남들은 놓치고 넘어갈 디테일을 더 꼼꼼히 챙겨보는 것. 
 넷플릭스를 좋아한다면, 넷플릭스의 ‘전 세계를 즐겁게 한다’는 사명사명처럼 사용자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 
 이런 작지만 구체적인 태도들이 모여 결국 좋은 서비스, 좋은 개발자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들은 결국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의도는 단지 예쁜 화면이나 편리한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싶은가에 대한 명확한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이건 코드나 디자인, 문구 하나 하나에도 스며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우리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 기능, 코드는, 우리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보여주는 하나의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런 질문을 자주 던지려고 합니다.
“내가 이 기능을 이렇게 만드는 이유가 명확한가?”
“이 코드에 내가 지향하는 가치가 드러나고 있는가?”
“나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가?”
“내가 만드는 이 기능이 회사의 비전에 부합한가?”
물론 회사의 비전이 곧 나의 비전이 될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그 회사의 방식과 태도에서 ‘좋은 개발자란 무엇인가’ 를 배우는 건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우리가 좋아하는 서비스는 그저 편해서 익숙해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 그리고 일관된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좋은 서비스는 의도에서 시작되고, 좋은 개발은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이 둘이 만날 때 비로소 일관된 경험이 만들어집니다.
좋아하는 서비스를 단순히 사용하고 동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고민과 철학들을 배우고 나의 태도 속에 녹여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들을 떠올리며 묻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고 있는가?”